세계 ‘전염병 대유행’ 위기···일본 사전준비, 한국은?

세계 ‘전염병 대유행’ 위기···일본 사전준비, 한국은?

오시타니 일본 동북대 교수는 판데믹은 반드시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사진=NHK 캡쳐>

“AI 바이러스 중 사람과 결합할 수 있는 변이가능성 유전자 4곳이 발견됐다. 사람과 결합할 수 있는 형태로 변하면 사람간 감염가능성이 높아져 감염폭발을 피할 수 없다.”(카와오카 동경대 의과학연구소 연구원)

“AI로 인해 사망하는 사람이 매해 늘고 있다. 사람간 전염은 보고되지 않았지만 바이러스가 언제 변이될지 아무도 모른다. 내일 혹은 10년 후 20년 후 판데믹 (pandemic, 세계적으로 전염병이 대유행하는 상태)은 반드시 일어날 것이다. 최악의 시나리오를 막기 위한 사전준비를 해야한다.” (오시타니 일본 동북대 교수)

“바이러스 전문가만 판데믹을 준비해서는 부족하다. 비전문가들과 함께 바이러스 유행대응책을 마련해야한다.”(니시우라 홋카이도 교수)

AI가 ‘인수공통전염병’으로 변이돼 사람간 전염 가능성이 제기됐다. AI뿐 아니라 온난화로 에볼라, 지카바이러스 등 매년 새로운 바이러스가 생겨나는 가운데 ‘바이러스 대공항이 언제와도 이상하지 않다. 지금부터라도 대비책을 철저하게 마련해야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NHK는 지난 14일 ‘바이러스 감염’을 주제로 ‘MEGA CRISIS 거대한 위기’ 시리즈를 보도, 매년 새롭게 등장하는 바이러스의 위협과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위한 연구자들의 사투를 다뤘다. 전문가들은 방송을 통해 AI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사전연구를 진행할 것과 바이러스 백신개발 중요성 등을 강조했다.

◆ “AI 인수공통전염병 장벽 하나 둘 무너지고 있어”

NHK는 '메가 크라이시스' 시리즈에서 AI가 인수공통질병으로 변이돼 인류를 위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사진=NHK 방송 캡쳐>
NHK는 ‘메가 크라이시스’ 시리즈에서 AI가 인수공통질병으로 변이돼 인류를 위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사진=NHK 방송 캡쳐>

조류와 조류간 감염을 일으켰던 AI는 계속 진화해 사람에게 감염을 일으키고 있다. 사람이 AI에 감염되면 먼저 폐에 이상이 생겨 호흡곤란을 일으킨다. 이후 간과 장, 뇌까지 퍼져 최악의 경우 사망에 이르게 한다.

한국과 일본에 유입된 AI는 H5형으로 사람에게 전염되지 않지만 중국에서 발생된 AI는 H7형으로 사람에게 전염돼 사망자를 일으켰다. 이집트도 AI로 2015년 39명이 목숨을 잃었다.

다행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사람에게 옮기는 AI는 있어도 사람끼리 전염되는 AI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다. 그 이유 중 하나가 ‘체온’이다. AI는 조류 체온인 42도에서 증식한다. 사람의 체온은 36도로 증식하지 못한다. 운이 나빠 A라는 사람이 AI에 걸렸더라도 B에게 옮기기 어려운 이유다.

그러나 타케마에(竹前) 일본 농연기구 연구자는 ‘안심할 수 없다’고 말한다. 사람과 조류 중간 온도를 유지하는 돼지로 인한 감염 가능성 때문이다. 타케마에 연구팀에 따르면 돼지 몸속에서 조류의 AI와 사람의 AI바이러스가 섞여 사람체온인 36도에서 퍼지는 바이러스로 변할 가능성이 있다. 지금까지 돼지로부터 발견된 바이러스는 약 400여종인데, 그 중 이미 80%가 사람과 닭의 바이러스가 섞인 것으로 확인됐다.

뿐만 아니라, 이집트의 AI 바이러스를 분석한 카와오카(川岡) 동경대 의과학연구소 박사에 따르면 이집트 AI 바이러스에 중 증식온도에 관여하는 부분에 심각한 변이가 나타나고 있다. 42도에서 32도 사이에서 증식하기 쉬운 상태, 즉 사람으로부터 사람으로 전염되기 쉬워졌다는 것이다.

AI가 사람에게 전염되지 않는 이유는 증식온도의 차이와 바이러스 돌기와 사람 세포가 맞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보호막은 깨져가고 있다.<사진=NHK 방송 캡쳐>AI가 사람에게 전염되지 않는 이유는 증식온도의 차이와 바이러스 돌기와 사람 세포가 맞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보호막은 깨져가고 있다.<사진=NHK 방송 캡쳐>

다행히도 아직 이집트에서는 사람간 전염은 나타나지 않았다. 그 이유는 다른 보호막인 AI 바이러스의 표면 돌기 덕분이다.

AI 바이러스는 체내 세포와 결합하며 질병을 일으키는데, AI바이러스 돌기는 사람의 세포와 결합하지 않는 형태로 돼있어 감염을 일으키지 않는다.

그러나 카와오카 연구원에 따르면 AI 바이러스 중 돌기 변이가능성 유전자 4곳이 발견됐다. 유전자가 변이해 돌기가 사람과 결합할 수 있는 형태로 변하면 사람간 감염가능성이 높아져 감염폭발을 피할 수 없다.

그는 “변이가 일어날지 안 일어날지는 모른다. 그러나 준비는 꼭 해야한다. 판데믹이 일어났을 때를 대비해 대책을 세워야한다”고 강조했다.

◆ AI환자 1명 발생? 수개월 내 64만명 목숨 앗아가

# 동경시내에서 사람간 전염 가능 AI 인플루엔자 환자 1명이 발생했을 때 시나리오.

① 기침이나 제체기 등 공기로 바이러스 전파.
② 감염자  일부는 수일 내 열이나 피를 토하기 시작. 몸이 약한 환자는 폐를 마비시켜 호흡 곤란을 일으키거나 간이나 뇌 등으로 전이돼 사망.
③ 병원에 사람이 가득차고 병원침대가 모자른 지경에 다다른다.
④ 2주간 전국으로 퍼져 35만명 감염. 길에 사람이 사라지고 사회기능이 마비.
⑤ 해외 지원 불가능. 최악의 경우 일본인 4명 중 1명이 감염되고 최대 64만명이 목숨을 잃을 것으로 예상.

NHK는 일본 국립감염병연구소 전문가 의견 및 자료를 바탕으로 단 1명의 신종 AI감염자가 나타났을 때 발생 가능한 최악의 시나리오를 만들었다. 시나리오에 따르면 수개월 안에 64만명의 일본국민이 목숨을 잃을 것으로 예상된다. 백신이 있어도 사망률 0%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 의견이다.

오시타니(押谷) 일본 동북대 교수는 “백신이 있어도 사망률 0%는 어렵다. 사전에 백신을 연구하지 않으면 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면서 “특히 국민 스스로 감염되지 않도록 조심해야한다. 감기에 걸려도 회사나 학교를 가는 것이 보통이기 때문에 쉽지는 않겠지만 만약 감염됐다면 타인에게 옮기지 않도록 스스로 주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온난화, 신종바이러스 확대시킨다

왜 신종바이러스가 늘어나고 있는가. NHK는 바이러스 확산 이유로 ‘온난화’를 꼽았다.

HNK는 기온이상이 일어나는 북극, 시베리아의 영구동토에서 얼음이 녹으며 다양한 신종바이러스가 나타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 중 하나가 프랑스국립과학연구소 등이 3만 년전 지층에서 발견한 ‘모리바이러스’다. 모리바이러스는 아메마 세포 안에 들어가 12시간 안에 1000배 증식한다. 아메바를 사멸시키고 세포벽을 찢어 점점 확장하는데 증식속도가 너무 빨리 연구원들도 놀랄 정도다.

프랑스 연구진들은 모리바이러스뿐 아니라 온난화로 계속 빙하가 녹으면서 봉인되어있던 다양한 바이러스가 퍼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산탈 프랑스국립과학연구소 박사는 “무수의 바이러스가 바다와 대지에 존재한다. 영구동토가 녹으면서 인간에게 바이러스 감염위험성이 넓어지고 있다. 이는 곧 인간에게 큰 리스크를 가지고 올 것”이라고 말했다.

온난화는 얼어있던 바이러스를 봉인해제시킬 뿐 아니라 지카바이러스와 같이 더운 지역의 바이러스를 다른 나라로 확산 시키기도 한다. 지카바이러스는 1952년 아프리카 우간다와 탄자니아에서 발생해 지난해 브라질에 엄청난 피해를 입혔다. 이후 동남아시아와 미국 등에 전 세계로 퍼지고 있다.

지카바이러스를 옮기는 것으로 알려진 이집트숲모기는 일본 한국 등에 서식하지 않지만 같은 바이러스를 옮기는 흰줄숲모기는 우리나라와 일본 등에도 서식한다. 흰줄숲모기는 이집트숲모기에 비해 바이러스 확산이 낮다고 알려져있지만 온난화로 개체수가 증가하면 그만큼 사람이 모기에 노출돼 바이러스에 감염될 가능성이 커져 리스크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에서 지카바이러스를 옮기는 모기를 전멸시키기 위해 유전자 조작 등 다양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사진=NHK 캡쳐>
미국에서 지카바이러스를 옮기는 모기를 전멸시키기 위해 유전자 조작 등 다양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사진=NHK 캡쳐>

미국에서는 이 모기를 전멸시키기 위한 연구가 한창이다. 수컷 모기의 수명 유전자를 조작해 방생, 이들로부터 태어난 2세대 모기가 짝짓기 전에 죽게 만드는 것이다. 자연의 섭리와 이치에 어긋난다는 논란도 있기 때문에 연구진들은 신중하게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외에도 사와(澤)일본 홋카이도대학교수는 10여년 전부터 동물만 서식하던 곳에 사람이 살기 시작하면서 동물의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감염될 가능성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같은 대학의 니시우라(西浦)교수는 감염발생국과 일본 자국민의 국내외 이동거리데이터 수학모델을 통해 바이러스 감염리스크를 수치화 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니시우라 교수에 따르면 일본에서 올해 지카바이러스 발생 확률은 8%로 집계됐다.

니시우라 교수는 “감염 리스크를 전문가 뿐아니라 타 분야 사람들도 대비할 수 있도록 준비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함께 바이러스 감염자 유행대응책을 만드는데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과학기술계 AI 한 전문가는 “한국은 전혀 무방비상태다. 위험이 닥쳤을 때만 관심을 갖는게 아니라 긴 안목을 갖고 바이러스 대책을 세워야한다”며 “신형 바이러스가 언제 와도 이상하지 않다는 것을 이해하고 사전에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리스크를 이해한 후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